여름여행기 - 둘째날, 소양호-청평사 01

 

경춘선타고 춘천으로 이동 중.





자. 이 곳은  소양호입니다 :)
ㅡ버스 뒷좌석에서 졸다가 비틀비틀 내려 청평사가는 배를 타다.
[소양호(昭陽湖) : 면적 1,608㏊, 저수량 269억t, 수면직선거리 60km, 굴곡수면거리 120km로, 1973년 동양 최대의 사력댐인 소양강댐이 만들어지면서 생겼다. 면적과 저수량에서 한국 최대의 크기로, 내륙의 바다라고도 한다.-네이버 백과사전 중에서]





배에서 만난 꼬마 지훈이. 진지한 얼굴을 가진 아이가 나는 참 좋다. 웃으면 사르르 풀어지는 표정도, 미간에 모기 물린 자국도 참 좋다. 사랑스럽다.







길이 꽤 험한데, 주변에 가족도 안보이는 데, 어딜 저렇게 가는 걸까. 흰 원피스, 노랑나비가 팔랑팔랑 달린 머리띠.
별 상관없는 광경을 카메라에 담게된 이유는, 어릴 때 생각이 나서다. 일부러 험한 길만 골라다니고 틈만나면 엄마 아빠 품에서 나가고 싶던 때. 가족 밖의 세계에 대한 무조건적인 동경을 품고 있던 때. 세상물정 몰라서 겁 없었던 때.





소금쟁이, 올챙이, 메뚜기랑 계곡에서 놀다.





거북바위래. 왜 거북바위일까.
글쎄. 거북스럽게 생겨서 거북바위일까.
와. 맞다 맞다. ^^;
ㅡ노출을 다르게 해서 찍었더니 느낌이 많이 다르다.





구성폭포.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가까이가면 물보라가 제대로 치니까 폭포는 폭포다;;
폭포 근처에는 가물치만한 물고기 가족이 산다. 바위에 앉아 놀다가 그것들을 발견하고 한참 들여다봤다지.

쟤네들 부럽다. 이렇게 물 맑고 좋은 데서 아무 생각없이 살겠지
아니야. 시도 때도 없이 닥치는 사람들 등살에 괴로울거야.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을걸?
흠. 그렇군.
ㅡ썰렁한 대화지만 직장인의 진심이 담겨있는;;





청평사에 들어와 선(禪)을 즐기며 은둔했다는 진락공 이자현 부도. 1089년에 급제한 고려시대 인물이라는데, 비바람에 씻기고 깍인 천년 세월의 때가 역력하다.





청평사 대웅전. 한참 재보수 중이라 역사의 풍취와 평온한 절 냄새를 느끼기는 무리였다는. 화재로 인해 회전문을 제외한 대부분이 소실됐다고 들었다.
ㅡ청평사는 홍상수 영화 <생활의 발견>에 등장한다. 또 절에 얽힌 '평양공주와 상사뱀' 전설은 영화 전체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.
아아. 나는 갑자기 영화 제목이 생각 안나서 '생활의 힘!'이라고 외쳤다가 좌중의 비웃음을 샀다지. -_ㅠ