무릎팍도사에 나온 배철수

무릎팍도사에 나온 배철수는, 특유의 화법과 하고자 하는 말을 너무나 고수하는 나머지 좀 고루해보였지만, 평소 사모했던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 있어주었고 충분히 멋졌다.

그나저나 내가 좋아하는 어른들은 왜 하나같이 산신령처럼 생겼을까.

고생이 체화된 듯 만들어진 노년의 얼굴을 보면, 미추를 떠나 위대함 같은 걸 느낀다.

그런 얼굴을 보고 있으면, 깎이고 풍화되어 세월의 이끼가 끼고 문드러졌으나 어쩐지 너무 당당한 바위산을 마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된다.  마음이 짠해지는 이유는 거기에 저항의 흔적 같은 게 있기 때문이다.

그 얼굴은, 크고 험한 삶 앞에서 쉬이 순응하지 않고 본연의 모습으로 빳빳하게 살았다는 증거물처럼 느껴진다.